유익한 고전

달콤한 말은 판단을 흐리게 한다. 추기와 서공의 일화

거제관광개발공사 2013. 12. 2. 13:12

제나라 때 추기라는 국상이 있었다. 키가 8척이 넘고 풍채가 늠름하고 용모가 준수했다. 당시 제나라에는 서공이라는 소문난 꽃미남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거울 앞에서 옷을 입고 있던 추기는 마누라에게 물었다. “나와 성북의 서공 중 누가 더 잘생겼소?”

아내가 대답했습니다. “낭군님이 더 잘났지요. 성북의 서공이 다 뭐예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추기는 당시 제나라에서 꽃미남으로 유명한 성북의 서공보다 자기가 더 잘났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다시 첩에게 물었습니다.

첩 대답 역시 그러했고 조금 뒤 찾아온 손님에게 물어봐도 손님의 대답 역시 그러했습니다.

 

그 이튿날 마침 서공이 찾아왔기에 추기는 그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깐깐히 훑어보았다. 확실히 미남이었다. 추기는 서공이 돌아간 뒤 다시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니 자신의 모습은 서공에 비할 바도 못되었다.

그런데 아내와 첩, 손님은 무엇 때문에 자기를 더 잘났다고 하는 것일까? 그날 밤 이러 저리 생각을 굴리던 추기는 마침내 그 도리를 깨닫게 되었다.

 

이튿날 아침 날 밝기를 기다려 추기는 대궐에 들어가 임금인 제 위왕에게 자기의 생각을 실토했다. “신이 서공보다 훨씬 못 낫는데도 아내와 첩, 손님은 다 신을 더 잘났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아내는 신을 편애하기 때문이고, 첩은 신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며, 손님은 신에게 도움을 바라는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 속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라를 놓고 볼 때 대왕을 우러러보지 않는 이가 어디 있으며, 문무백관으로서 대왕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누구이며 온 나라의 백성치고 대왕의 은혜를 바라지 않는 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대왕 앞에서 공경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많을 것입니다.”며 간신의 말에 귀기우려서는 안 된다고 간언한다.

 

제 위왕은 추기의 말을 듣고 크게 느끼는바가 있어 즉시 전국에 명령을 내려 임금에 직언으로 간언하는 것을 장려한다고 선포했습니다. “과인의 면전에 허물을 지적하면 ‘상등’상을 내리고 글로 상소하면 ‘중등’상, 궁중이나 시장에서 과인을 비방하여 그 말을 듣게 되면 ‘하등’상을 내리겠다.”고 말한 것이다.

어명이 떨어지자 초기에는 충언하려는 군신들로 궁중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몇 개월 지나자 뜸해지더니 1년 후에는 사람들이 간언거리를 찾지 못했다. 이 소식을 듣고 이웃의 연나라, 조나라, 한나라, 위나라가 제나라를 떠받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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