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한 고전

절영지회(絶纓之會)의 지혜

거제관광개발공사 2013. 11. 29. 16:29

절영지회의 지혜

 

경영자들은 말로는 신뢰경영을 외치면서 자신의 간부나 직원을 잘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매사 의심부터 하는 습관이 몸에 배여 있다. 그리고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수시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른바 ‘공포경영’이다. 이는 굴지의 재벌에서 중소기업까지 흔히 볼 수 있다.

절영지회(絶纓之會)

초(楚) 장왕(莊王)은 불같은 성격에 심중에는 원대한 웅략을 감추고 있는 사람으로, 필(邲)의 전투 당시 몸소 선두에서 북채를 잡고 진(晉)나라 군을 사정없이 몰아쳐 춘추시대 미증유의 대승을 거두고 춘추시대 세 번째 패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는 무섭게 몰아치다가도 정점에서 멈출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장왕에게는 호색한, 쾌남아, 열혈남, 도가적 군주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이런 장왕의 성격을 아주 잘 보여주는 일화에는 유래한 고사성어가 있다. 바로 절영지회(絶纓之會)이다절영지회(絶纓之會) : 갓끈을 끊은 연회.

 초나라 장왕이 투월초의 난을 평정한 뒤 공을 세운 신하들을 위로하기 위해 성대한 연회를 베풀었다. 장왕은 흥에 겨워 사랑하는 허희를 시켜 신하들에게 술을 돌리게 했다. 공교롭게도 광풍이 불어 촛불이 꺼져 버렸고, 그 틈에 한 신하가 허희를 끌어 당겨 희롱을 했다. 허희는 그 장의 갓끈을 끊고 장왕에게 속삭였다.

"방금 촛불이 꺼졌을 때 어떤 자가 첩의 옷을 끌어당겨 수작을 걸더이다. 제가 그자의 갓끈을 끊어버렸으니 불을 켜거든 갓끈이 끊어진 자를 잡아내소서.”

 

왕은 미인의 말을 곰곰이 듣더니 돌연 좌중에 명령을 내렸다.

“오늘 과인과 술을 마시는데, 갓끈이 끊어지지 않은 이는 제대로 즐기지 않은 것으로 알겠소.” 이리하여 백 명이 넘는 신하들이 갓끈을 다 끊었다. 그리고 불을 켜고 그들은 다시 술을 먹기 시작했다. 그날 밤 이 일을 안 사람은 왕과 허희, 그리고 희롱한 신하밖에 없었다.

술자리는 좌중이 곯아떨어질 때까지 이어졌다. 이것이 갓끈을 끊고 놀았다는 이야기, 곧 절영지회(絶纓之會)라는 고사다.

 

3년이 지나서 진(晉)과 싸움이 벌어졌다. 장왕이 위급할 때마다 한 장군이 목숨을 던지며 달려와 장왕을 구하곤 했다.

장왕이 이 장군을 가상하게 여겨 물었다. “과인이 덕이 부족하여 그대처럼 뛰어난 장군을 아직 알아보지 못해 잘 대해준 것도 아닌데 그대는 어떻게 죽음도 무서워하지 않고 용맹하게 싸웠는가?”고 물었다.

그러자 그 장군이 대답했다.

 

“신은 3년 전에 죽어야 할 몸이었습니다. 예전에 술에 취해 실례를 범했을 때, 왕께서는 몰래 참고 저를 죽이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감히 그 은덕을 감추고 끝내 왕께 보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항상 간뇌를 땅에 흩뿌리고, 목의 피로 적을 적실 날을 기다렸습니다. 신은 그날 밤 갓끈을 뜯긴 자이옵니다.”

 

경영자들도 일벌백계보다 절영지회의 아량을 베풀 때 진정한 충성심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유익한 고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콤한 말은 판단을 흐리게 한다. 추기와 서공의 일화  (0) 2013.12.02
우리나라 상욕 속담  (0) 2013.11.29
속담 1,000가지  (0) 2013.11.29
조궁즉탁(鳥窮則啄)   (0) 2013.11.29
노마지지(老馬之智)  (0) 2013.11.29